2026년 8월 20일
Econix Research
SK하이닉스가 19일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 166만2,000원 기준 2,407만주로 발행주식 7억3,049만2,365주의 약 3.3%이며, 20일부터 약 3개월간 장내에서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한다
코스피는 20일 381.41포인트(5.89%) 오른 6,852.58로 마감해 장중 6,904.55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가 12.73% 오른 169만1,000원, 삼성전자가 9.49% 오른 27만1,000원으로 마감했고 상승 종목은 상한가 4개를 포함해 521개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7,092억원을 순매수하는 사이 개인이 2조2,758억원, 기관이 4,88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16.43포인트(1.99%) 오른 840.89로 마감해 코스피 상승률의 3분의 1에 그쳤다
거래소 공시 기준 상장회사 자사주 소각 규모는 2021년 2조5,000억원에서 2025년 21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 1~5월에만 43조1,00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한 건이 이 5개월치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가 19일 이사회를 열어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사들여 전량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하루 뒤 코스피는 381.41포인트(5.89%) 오른 6,852.58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미국 장기금리 급등에 5.80% 빠졌던 지수가 하루 만에 낙폭 대부분을 되돌린 셈인데, 같은 날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를 발표해 30년물 금리가 물러선 것도 함께 작용했다. AI 사이클로 불어난 메모리 이익이 설비투자를 넘어 주식 수를 줄이는 쪽에도 배정되기 시작했는데, 지난 2월 통과된 개정 상법이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까지 가도록 정해둔 상태다.
취득 예정 금액은 40조원이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인 주당 166만2,000원 기준 2,407만주로, 발행주식 총수 7억3,049만2,365주의 약 3.3%에 해당한다. 취득 기간은 8월 20일부터 약 3개월이고 종료 후 전량 소각한다. 회사는 주주환원 정책 기간(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환원 기준도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올렸고, 고정배당과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은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내놓은 근거는 주가였다.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같은 내재가치가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당초 계획보다 환원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7월 말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내려와 있었고, 그 사이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이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NH투자증권이 41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내리는 동안 한국투자증권만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올렸다.
재원은 2분기에 쌓였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79조3,187억원,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76%였고 상반기 누적 매출이 처음 100조원대에 올랐다. 현금성 자산이 전분기 말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 차입금이 18조6,000억원으로 줄면서 2분기 말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이 됐다. 소각에 쓰는 40조원은 이 순현금의 58%에 해당한다.
공시는 19일 장이 끝난 뒤에 나왔다. 그래서 19일 종가에는 반영되지 않았고, 그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장기금리 급등에 각각 7.82%, 9.75% 내린 상태였다. 국내 시장이 40조원을 반영한 것은 20일 개장 뒤였다.
20일 코스피는 381.41포인트(5.89%) 오른 6,852.58로 마감하며 장중 6,904.55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가 19만1,000원(12.73%) 오른 169만1,000원, 삼성전자가 2만3,500원(9.49%) 오른 27만1,000원으로 마감했고 삼성전자 우선주가 10.07%, SK스퀘어가 11.85%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은 상한가 4개를 포함해 521개였는데, 지수 상승률에 비하면 오른 종목이 넓게 퍼지지 않았고 반도체 쏠림이 심해지면서 은행주는 함께 내렸다.
수급은 외국인 한 쪽이었다. 외국인이 1조7,092억원을 순매수하는 사이 개인이 2조2,758억원, 기관이 4,882억원을 순매도했다. 나흘간 8조원을 사들였던 지난주와 같은 방향인데, 7월 급락 이후 이어진 개인의 매도가 이번에도 맞은편에 있었다. 코스닥은 16.43포인트(1.99%) 오른 840.89로 마감해 코스피 상승률의 3분의 1에 그쳤는데, 시가총액 상위가 반도체 대형주로 채워진 코스피와 구성이 달라 소각 재료의 영향이 작았다.
금리 쪽 재료도 같은 날 붙었다.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잔존만기 10~30년 장기 국채의 바이백 규모를 구간별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10~20년과 20~30년 두 구간에 적용되며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발표 직후 30년물 금리는 한때 9bp 내린 5.2% 안팎까지 물러나 5.209%를 기록했는데, 전날 2007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5.3%대까지 올랐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환율도 따라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내린 1,392.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쳐 지난해 9월 23일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미국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약세에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겹친 결과다. 외국인이 1조7,0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는 국면에서 환율까지 내려가면 환차익이 함께 붙기 때문에, 소각 공시와 금리 후퇴 가운데 어느 쪽이 외국인 매수를 끌어냈는지는 하루치 수급으로 가르기 어렵다.
이번 공시가 40조원 전액 소각으로 짜인 배경에는 제도 변화가 있다. 2026년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내에 소각하도록 했고, 시행 전에 취득한 기존 자사주는 시행일부터 1년 6개월 내에 소각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이나 경영상 목적으로 보유·처분이 필요하면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서를 작성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영권 방어나 지배력 확대에 쓰이던 자사주의 용도가 막히면서, 취득 공시가 곧 주식 수 감소로 읽히는 구조가 됐다.
소각 규모는 그 전부터 늘고 있었다. 거래소 공시 기준 상장회사의 자사주 소각액은 2021년 2조5,000억원, 2022년 3조1,000억원, 2023년 4조8,000억원, 2024년 13조9,000억원, 2025년 21조4,000억원으로 커졌고 2026년 1~5월에만 43조1,000억원에 이르렀다. 다섯 달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의 두 배를 넘긴 것인데, SK하이닉스 한 건의 40조원이 그 다섯 달치에 육박한다.
주식 수가 줄면 주당 이익은 늘어난다. 3.3%가 소각되면 같은 이익으로도 주당 이익이 3.4%가량 올라가는데, 배당처럼 한 번 지급하고 끝나는 대신 발행주식 총수 자체가 줄어 이후 실적에도 계속 얹힌다. 업계에서 SK하이닉스가 배당 확대보다 매입·소각을 앞세운 이유로 이 차이를 꼽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하이닉스는 7월 29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40조원 후반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청주 M15X의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개장 뒤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릴 수 있도록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신규 낸드 생산기지 M17은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보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해에 설비투자와 비슷한 금액을 자사주 소각에 배정한 셈이다.
하루 전 미국 장기금리를 밀어올린 축 가운데 하나가 하이퍼스케일러의 회사채 발행이었다.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오라클 5개사의 올해 발행액이 2,500억달러로 추산되는 것처럼 미국 쪽은 AI 투자 재원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국면인데, 그 발주를 받는 국내 메모리 기업은 같은 사이클에서 들어온 현금으로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하고 있다. 2분기 낸드 출하에서 중국 YMTC가 처음 3위에 올라 점유율 경쟁이 거세진 상황에서도 투자 계획이 그대로 유지된 만큼, 40조원은 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설비투자와 별도로 생긴 여력이다.
삼성전자 쪽도 같은 달에 움직인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을 정규 배당하는 정책을 시행 중인데, 8월 중 이사회를 열어 100조원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하는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특별 현금배당을 포함한 안건이 오르며 현금배당 중심으로 짜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소각을 앞세운 SK하이닉스와 배당을 앞세우는 방식의 차이가 두 회사의 주당 지표에 서로 다르게 남는다. 20일 코스피 상승에는 SK하이닉스 공시뿐 아니라 이 삼성전자 발표에 대한 기대도 함께 반영됐다.
공시된 2,407만주는 결의 전날 종가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다. 20일 종가 169만1,000원으로 계산하면 같은 40조원에 2,366만주여서 소각 비율이 3.2%로 내려간다. 주가가 오를수록 확보 주식 수가 줄어드는 구조라, 취득 결과 공시에 적히는 수량이 3.3%에서 얼마나 벌어지는지가 실제 주식 수 감소 폭을 정한다
100조원대 규모가 확정되더라도 특별배당과 매입·소각에 각각 얼마가 배정되는지에 따라 지수에 남는 흔적이 달라진다. 배당은 지급으로 끝나는 반면 소각은 발행주식 총수를 줄여 이후 주당 이익에 계속 얹히기 때문에, 규모 못지않게 배분 비율이 변수다
SK하이닉스는 누적 잉여현금흐름 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올려두고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안내하겠다고 했다. 40조원 위에 얹히는 배당 확대 폭이 이때 정해지는 만큼, 2027년까지의 정책 기간 중 남은 여력이 어디까지인지가 함께 드러난다
20일 상승의 한 축이던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만 적용된다. 전날 5.3%대까지 올랐던 30년물이 5.209%로 물러선 것도 이 발표에 따른 것이어서, 한시 조치가 끝나는 자리에서 금리가 다시 올라가면 소각 재료와 무관하게 밸류에이션 압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
| 용어 | 뜻 |
|---|---|
| 자사주 매입·소각 |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여 없애는 것.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 남은 주주의 주당 지분과 주당 이익이 커진다 |
| 의무 소각 (개정 상법) | 2026년 2월 25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의 규정. 자기주식을 취득 후 1년 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보유·처분하려면 계획서를 작성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
| 잉여현금흐름(FCF) |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뺀 나머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재원으로 쓰여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이 된다 |
| 순현금 |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값. SK하이닉스의 2분기 말 기준으로는 88조원에서 18조6,000억원을 뺀 69조4,000억원이다 |
| 장내 매입 | 공개 시장에서 다른 투자자와 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 매입 기간의 주가에 따라 같은 금액으로 확보하는 주식 수가 달라진다 |
| 국채 바이백 | 정부가 이미 발행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를 되사들이는 제도. 특정 만기 구간의 유동성을 높여 그 구간 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다 |
| 주간 거래 종가 | 서울 외환시장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 야간 거래를 포함한 종가와 구분해 쓴다 |
| bp | 베이시스포인트. 0.01%포인트를 가리키는 금리 단위 |
| 상한가 | 하루 가격제한폭의 상단까지 오른 상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상하 30%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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