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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스테이트부터 부르즈 할리파까지…초고층빌딩 지수 검증

1999년 앤드루 로런스가 명명
최고층 완공과 위기의 겹침
2015년 러트거스 연구가 반박
신용 사이클이 만든 동행

2026년 8월 1일

Econix Research

지표 검증

1999년에 붙은 이름

애널리스트 앤드루 로런스가 세계 최고층 빌딩의 완공 시점과 금융위기가 겹친다는 관찰에 초고층빌딩 지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저주라는 표현과 함께 널리 인용됐다

자주 인용되는 사례

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대공황, 1998년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아시아 외환위기, 2010년 부르즈 할리파와 두바이 채무 위기가 대표적으로 함께 거론된다

2015년 학술 검증

러트거스대 연구진이 기록 경신 빌딩의 완공 시점과 경기 순환 사이에 사실상 관계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높이가 GDP를 움직인다는 근거도 찾지 못했다

남는 것은 공통 추세

초고층 건설과 경제 활동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맞지만, 신용이 풀릴 때 둘 다 늘어나기 때문이며 한쪽이 다른 쪽을 예고하는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완공될 무렵이면 경제가 무너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1999년 애널리스트 앤드루 로런스가 초고층빌딩 지수라는 이름을 붙인 뒤로 위기 때마다 다시 소환됐고, 저주라는 말이 붙어 회자돼 왔다. 이 주장은 검증이 가능한 형태여서, 실제로 검증된 적이 있다.

이론의 내용과 근거로 쓰이는 사례

주장은 단순하다. 어떤 나라나 도시가 세계 최고층 기록을 노리고 건물을 올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대개 신용이 가장 헐거운 때이고, 그 건물이 완공될 즈음에는 이미 사이클이 꺾여 있다는 것이다. 착공에서 준공까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완공 시점과 위기가 겹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인용되는 사례는 대체로 고정돼 있다. 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완공과 대공황, 1998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아시아 외환위기, 2010년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직전의 두바이 채무 위기가 한 묶음으로 언급된다. 나열해 놓고 보면 규칙성이 있어 보인다.

2015년의 검증 연구

러트거스대의 제이슨 바, 브루스 미즈라크, 쿠삼 문드라가 2015년 학술지 《응용경제학(Applied Economics)》에 실은 논문이 이 주장을 정면으로 다뤘다. 제목부터 신화와 현실을 가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결과는 두 갈래였다. 첫째, 초고층 건설이 GDP로 측정되는 경제 활동을 움직인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둘째, 기록을 경신하는 건물의 완공 시점과 경기 순환 사이에는 사실상 아무 관계가 없었다. 다만 초고층 건설과 경제 활동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자체는 확인됐는데, 연구진은 이를 한쪽이 다른 쪽을 일으키는 관계가 아니라 공통의 추세를 공유하는 관계로 해석했다.

왜 그럴듯해 보이는가

표본이 극히 적다는 점이 가장 크다. 세계 최고층 기록이 바뀐 횟수는 100년 동안 열 번 남짓이고, 같은 기간 경기 침체는 그보다 훨씬 자주 있었다. 침체가 흔한 사건이면 무엇을 갖다 놓아도 몇 번은 겹친다.

사후 선택도 작용한다. 위기와 겹친 건물은 사례로 인용되고, 완공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건물은 목록에 오르지 않는다. 대만 타이베이 101이나 상하이 세계금융센터처럼 준공 시점이 특별한 위기와 맞물리지 않은 사례가 함께 세어지는 일은 드물다.

무엇보다 초고층 건설과 경기가 함께 움직이는 것은 이 이론이 없어도 설명된다. 금리가 낮고 자금 조달이 쉬울 때 대형 부동산 개발이 늘고, 같은 조건에서 경제 활동도 확장된다. 둘 다 신용 사이클을 따라가는 것이라 예고 관계로 볼 이유가 없다.

관전 포인트

초고층 건설 자체는 여전히 볼 만한 자료인데, 대형 개발 착공 건수가 그 시점의 자금 조달 여건과 개발업자의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럴 때 쓸모 있는 자료는 세계 최고층 한 건보다 착공 물량 전체이며, 기준 시점도 준공보다 착공이다.

높이 기록이 화제가 될 때 확인할 것은 그 나라의 부동산 대출 증가율과 개발업체 자금 조달 여건이다. 건물 자체는 그런 조건이 남긴 결과물에 가깝다. 같은 계열의 비공식 지표는 비공식 지표 대시보드에, 시장 국면을 보는 틀은 코스톨라니 달걀에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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