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3일
Econix Research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서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었다. 전분기말 1,993조9,000억원보다 25조9,000억원 늘어 2021년 3분기(34조8,000억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분기 증가폭이다
증가분을 갈라보면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를 포함한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이었다. 기타대출 증가액이 주택 관련 대출을 앞선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5년 만이다
2분기 증가를 밀어올린 증시 레버리지는 3분기 들어 빠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찍은 뒤 8월 4일 27조4,038억원까지 내려와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는 8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0% 수준으로 올렸다. 금융권 대출 여력은 약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늘었고, 배분 실무회의는 가계신용 통계가 나온 19일 처음 열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했다.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었고, 전분기말 1,993조9,000억원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분기 증가폭으로는 2021년 3분기의 34조8,000억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총액과 함께 증가분의 구성도 이전 국면과 달라졌다.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를 포함한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 늘면서, 기타대출 증가액이 주택 관련 대출을 2021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앞질렀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한 것이다. 2분기말 가계대출 잔액은 1,89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24조9,000억원 늘었고, 신용카드 외상판매 등을 잡는 판매신용은 128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 증가액은 1분기 1조4,000억원보다 5,000억원 줄어 증가분의 대부분이 가계대출에서 나왔다.
가계신용은 2024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말 1,950조원에서 1년 사이 70조원 가까이 불어난 셈이고, 2분기말 잔액을 가구 수로 나누면 가구당 약 8,690만원이다.
직전 기록인 2021년 3분기는 코로나19 이후 풀린 유동성으로 집값이 급등하던 국면이었다. 이번에는 주택 가격이 오른 영향에 더해 상반기 증시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가 겹쳤다.
취급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2조9,000억원으로 13조3,000억원 늘었는데, 주택담보대출이 6조8,000억원, 기타대출이 6조5,000억원으로 거의 비슷하게 늘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28조1,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분기 8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고,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3조6,000억원 늘어난 반면 기타대출은 5,000억원 줄었다.
증가를 끌어올린 쪽은 기타금융기관이다. 증권사와 보험사, 주택금융공사 등이 여기 잡히는데 가계대출이 8조6,000억원 늘어 1분기 5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주택 관련 대출도 2조9,000억원 감소에서 1조8,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내주는 신용공여가 이 항목에 들어가기 때문에, 상반기 증시가 오르는 동안 늘어난 빚투 자금이 기타금융기관 기타대출로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
주택 쪽 대출이 규제로 조여져 있는 사이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로 옮겨간 형태다. 은행 신용대출과 기타금융기관 신용공여가 함께 늘면서 기타대출 총증가액이 12조8,000억원까지 올라왔고, 주택 관련 대출 12조2,000억원을 웃돌았다.
2분기 통계가 잡은 국면은 이미 지나갔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계속 줄었다. 7월 14일 34조7,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최저로 내려왔고, 7월 31일에는 28조9,350억원으로 6개월 만에 30조원을 밑돌았다. 8월 4일에는 27조4,038억원까지 내려와 지난해 12월 31일 27조2,865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고점 대비 11조2,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감소의 배경은 증시 변동성이다. 8월 19일 코스피는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337%까지 오른 여파로 398.66포인트(5.80%) 내린 6,471.17에 마감했고, 다음 날에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 발표에 5.89% 오른 6,852.58로 되돌렸다. 하루 걸러 5%대 등락이 나오는 장에서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반대매매가 몰렸고, 개인이 신용거래를 줄였다.
그래서 3분기 가계신용에서는 2분기와 반대 방향의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기타금융기관 기타대출이 줄어드는 대신, 8·13 대책으로 늘어난 주택 관련 대출 여력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구도다.
금융위원회는 8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내면서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올렸다. 당초 목표 1.5%는 지난해 실적 1.7%보다 강화한 수치이자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는데, 이를 두 배로 되돌린 것이다. 목표 상향으로 금융권의 올해 대출 여력은 약 30조원에서 60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늘어난 여력은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신축 단지 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관련 자금에 중점적으로 쓰겠다는 것이 당국 방침이다. 대신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고액·고DSR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은행 자본규제를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은 회사별 한도를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 논의하는 첫 실무회의를 8월 19일에 열었는데, 가계신용 통계가 나온 날과 같은 날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은 주택공급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약 7조5,000억원의 추가 여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총량 관리와 배분은 주택 쪽에 초점을 맞춰 설계돼 있다. 2분기에 12조8,000억원 늘어난 기타대출 가운데 증권사 신용공여는 은행권 총량 배분의 대상이 아니고, 스트레스 DSR도 주택담보대출 산정에 적용되는 장치다. 당국이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총량이 늘어나는 통로가 관리 틀 밖에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이 이번 통계로 확인됐다.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로 불어나는 동안 금리는 올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1월 이후 첫 인상이자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었고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결정문에는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대출금리는 이미 따라 오르고 있다. 6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연 4.50%로 두 달째 올랐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36%였다. 같은 달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을수록 기준금리 인상이 차주의 월 상환액으로 옮겨가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2,000조원을 넘어선 잔액과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겹치는 구간에서는 이자 부담이 함께 늘어난다.
여기에 정부는 초장기물 금리 상승이 가계와 자영업자로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한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총량은 풀고 금리는 올리는 조합에서, 늘어난 대출 여력이 어느 차주에게 돌아가는지에 따라 부담의 분포가 달라진다.
7월 결정문의 인상 기조 문구가 유지되는지, 소수의견이 몇 명 나오는지가 다음 인상 시점의 단서다. 가계부채 총량 목표가 두 배로 완화된 직후 열리는 회의여서 금융안정 관련 언급의 강도도 함께 볼 대목이다
당국은 늘어난 여력을 주택공급 관련 자금에 쓰겠다고 밝혔지만 회사별 배분 기준은 실무 협의 중이다. 주택담보대출은 풀고 신용대출은 조이는 방향으로 정리되는지, 배분 결과가 3분기 이후 통계에서 항목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관리 틀의 실효성을 가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고점 이후 11조원 넘게 줄었다. 11월 발표될 3분기 통계에서 기타금융기관 기타대출이 감소로 돌아서는지, 그 감소분을 주택 관련 대출 증가가 상쇄하는지에 따라 총량 증가율이 3.0% 목표 안에 들어오는지가 정해진다
6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2년 만의 최저였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변동금리 차주의 상환 부담이 먼저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정부가 준비 중인 취약차주 지원방안이 금리 보전인지 만기 조정인지에 따라 대상 범위가 달라진다
| 용어 | 뜻 |
|---|---|
| 가계신용 |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 부채 총량 통계.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잠정치를 낸다 |
| 가계대출 | 금융기관이 가계에 빌려준 돈. 주택 관련 대출과 기타대출로 나뉜다 |
| 판매신용 |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이 물품 대금을 나중에 받기로 하고 제공한 외상 구매액 |
| 주택 관련 대출 | 주택을 담보로 잡거나 주택 구입 용도로 나간 대출. 통계에서는 주택담보대출로 잡힌다 |
| 기타대출 | 주택 관련 대출을 뺀 나머지 가계대출. 신용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증권사 신용공여가 여기 들어간다 |
| 예금취급기관 구분 | 예금은행은 시중·지방·인터넷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상호금융·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을 가리킨다 |
| 기타금융기관 | 예금을 받지 않는 금융기관. 보험사, 증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주택금융공사 등이 포함된다 |
| 신용공여 |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이나 주식 담보 자금을 빌려주는 것. 신용거래융자가 대표적이다 |
| 신용거래융자 |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의 잔고. 개인의 레버리지 규모를 보는 지표로 쓰인다 |
| 반대매매 | 신용거래 담보 가치가 기준 아래로 떨어졌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파는 것 |
| 가계부채 총량관리 |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정해 배분하고 관리하는 방식 |
| DSR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간 소득에서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 |
| 스트레스 DSR |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얹어 DSR을 계산하는 제도.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
|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 | 해당 기간에 새로 나간 대출의 평균 금리. 기존 대출까지 포함한 잔액 기준 금리와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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