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6일
Econix Research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9월 말 외환보유액은 4,405억6,000만달러로 8월 말보다 17억2,000만달러 줄어 넉 달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와 한미 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위탁,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자산의 환산액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정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투자 사업을 발표한 직후 첫 투자금 24억달러를 미국에 보냈다.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이 가진 외화자산을 공사에 맡기는 방식이었고, 돈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사업비 223억달러)에 들어간다
정부는 2호 사업인 미국 원전 8기 건설에 올해 말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전 사업에는 최대 1,200억달러가 거론되는데, 이는 현금투자 총액 2,000억달러의 60%에 해당한다
6일 원·달러 환율은 1,343.6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10일 이후 가장 낮았다. 달러인덱스가 102를 넘고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7,492억원을 순매도했지만,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환율 상승을 막았다
9월 말 외환보유액이 넉 달 만에 줄었다. 감소 폭은 17억2,000만달러로 크지 않았지만, 한국은행이 밝힌 감소 이유에 한미 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위탁이 처음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한·미가 서명한 3,500억달러 투자 양해각서 가운데 현금으로 내는 2,000억달러의 첫 집행분이 외환보유액에서 나간 것이다.
정부는 첫 송금 24억달러를 달러를 새로 사지 않고 한국은행과 외평기금의 외화자산으로 마련해, 이번 송금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말까지 원전 사업에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보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고 미국은 알래스카 LNG까지 한국의 투자 사업으로 발표했다. 앞으로 외환보유액은 수출 대금과 운용수익으로 늘어나는 동시에 대미투자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함께 반영하게 된다.
자산별로는 유가증권이 3,860억3,000만달러로 10억5,000만달러 줄었고 예치금은 299억5,000만달러로 3억5,000만달러, 특별인출권(SDR)은 154억8,000만달러로 2억9,000만달러, IMF포지션은 43억달러로 4,000만달러 줄었다. 금은 매입 당시 가격으로 적기 때문에 47억9,000만달러로 그대로였다.
8월에는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143억3,000만달러 늘어 1971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는데, 증가분의 절반인 71억7,000만달러가 은행이 한국은행에 맡긴 외화예수금에서 나왔다. 은행이 언제든 빼 갈 수 있는 돈이라 9월 예치금 항목이 관심이었는데, 9월 예치금 감소는 3억5,000만달러에 그쳐 8월 증가분의 대부분이 남아 있다.
달러 강세도 감소 요인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중 달러인덱스는 1.7% 올랐고 유로화(-2.1%)와 파운드화(-2.3%), 호주달러화(-2.4%)가 달러 대비 약해졌다. 외환보유액에 들어 있는 비달러 자산은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한국은행은 공사에 맡긴 금액이 얼마인지와 앞으로의 추가 위탁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고, 8월 말 통계부터 뺀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도 이번에 다시 싣지 않았다.
첫 송금 24억달러는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사업 착수와 기자재 발주에 쓰인다.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발전소로, 사업비는 당초 한국이 검토한 198억달러와 미국이 제시한 250억달러 사이인 223억달러로 정해져 9월 22일 국회에 보고됐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20년간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를 벌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사업성 검토 결과를 함께 냈다.
송금 시점을 두고는 양국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었다. 미국은 9월 중순 연간 투자금의 절반가량인 13조원 이상을 연내에 먼저 보내라고 요구했고, 이 요구 탓에 1호 사업 양해각서 서명이 미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인 10월 1일(한국시간) 24억달러를 보냈고, 원전 사업에 대해서는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보고를 거친다는 조건으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획대로 집행되면 올해 안에 나가는 돈은 최대 124억달러로, 9월 말 외환보유액의 2.8%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30일 발표한 한국의 대미투자는 엔시날 가스발전, 대형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LNG 세 건이었다. 원전 8기에는 최대 1,200억달러가 거론되고, 정부는 이 가운데 1,000억달러를 건설비로 쓰고 200억달러를 예비비로 남겨두는 구상을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시날 223억달러와 원전 1,200억달러만 더해도 1,423억달러로 현금투자 총액 2,000억달러의 71%에 이른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에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상업성과 국내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알래스카 LNG를 아직 투자 확정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 발표대로 500억달러가 더해지면 세 사업 합계가 1,923억달러 이상이 돼 한도에 거의 닿는다. 사업 하나하나의 수익성을 따지기 전에 한도 안에서 남는 몫이 크지 않은 만큼, 앞으로 나올 사업마다 한국 정부의 협상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
2,000억달러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 안에서 사업 진척에 따라 나눠 낸다. 양해각서에는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면 납입 시기와 규모를 조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장치도 들어갔다. 한국은행은 2월에 대미투자 재원을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범위 안에서 충당하겠다고 밝혔고, 첫 송금도 그 틀에서 외화자산을 넘기는 방식이었다.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송금이 원·달러 환율을 직접 밀어올리지는 않는다.
간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프랑스 등 유럽 재정 불안으로 달러인덱스가 102를 넘어 2025년 4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6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7,492억원을 순매도해 지수가 0.89% 내린 6,941.39로 마감했다. 그런데도 원·달러 환율은 0.4원 내린 1,343.6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내다 팔면서 달러 강세와 외국인 매도의 영향을 상쇄했다.
다만 운용수익으로 투자금을 댄다는 계획은 연간 투자액이 운용수익을 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성립한다. 원전 선지급처럼 한 해에 큰돈이 몰리거나 달러 강세로 비달러 자산의 환산액이 줄어드는 달에는 9월처럼 외환보유액 총액이 줄어드는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
첫 송금 24억달러가 나간 10월의 외환보유액이 11월 초 발표된다. 한국은행이 9월처럼 위탁 금액을 밝히지 않더라도, 유가증권·예치금 항목이 얼마나 줄었는지로 위탁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원전 사업에 최대 100억달러를 먼저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 보고에서 사업성 검토 결과와 회수 구조가 엔시날만큼 구체적으로 나오는지가 집행 시점을 가른다
미국은 500억달러 이상 투자를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확정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 참여가 결정되면 세 사업 합계가 2,000억달러 한도에 거의 닿는다
달러 강세는 외환보유액의 비달러 자산 환산액을 줄인다. 9월 달러인덱스 상승률 1.7%가 10월에도 이어지면 대미투자 위탁과 겹쳐 외환보유액 감소가 두 달 연속 나올 수 있다
| 외환보유액 (월말) | 금액 | 전월 대비 |
|---|---|---|
| 2026년 5월 | 4,269억9,000만달러 | -8억8,000만달러 |
| 2026년 6월 | 4,273억6,000만달러 | +3억7,000만달러 |
| 2026년 7월 | 4,279억5,000만달러 | +5억9,000만달러 |
| 2026년 8월 | 4,422억8,000만달러 | +143억3,000만달러 |
| 2026년 9월 | 4,405억6,000만달러 | -17억2,000만달러 |
| 9월 말 자산별 구성 | 금액 | 비중 | 전월 대비 |
|---|---|---|---|
| 유가증권 | 3,860억3,000만달러 | 87.6% | -10억5,000만달러 |
| 예치금 | 299억5,000만달러 | 6.8% | -3억5,000만달러 |
| SDR | 154억8,000만달러 | 3.5% | -2억9,000만달러 |
| 금 | 47억9,000만달러 | 1.1% | 변동 없음 |
| IMF포지션 | 43억달러 | 1.0% | -4,000만달러 |
| 대미투자 사업 | 규모 | 상태 |
|---|---|---|
| 1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 | 223억달러 | 9월 22일 국회 보고, 10월 1일 24억달러 송금 |
| 2호 대형 원전 8기 | 최대 1,200억달러 | 연말까지 최대 100억달러 선지급 검토 |
| 알래스카 LNG | 500억달러 이상 (미국 발표) | 한국 정부 사업성 검토 중 |
| 한·미 전략투자 양해각서 | 내용 |
|---|---|
| 총액 | 3,500억달러 (현금투자 2,000억달러, 조선 협력 1,500억달러) |
| 연간 한도 | 현금투자 200억달러 |
| 시장 안정 장치 | 외환시장 불안 우려 시 납입 시기·규모 조정 요청 가능 |
| 재원 |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범위 내 충당(한국은행 설명) |
| 용어 | 뜻 |
|---|---|
| 한미 전략투자공사 | 대미투자 자금을 맡아 미국 측 투자목적법인 계좌로 송금하는 기관. 한국은행과 외평기금이 외화자산을 위탁한다 |
| 외국환평형기금 |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 |
| 외화예수금 | 은행이 고객에게서 받은 외화를 한국은행에 예치한 돈. 외환보유액의 예치금 항목에 들어가지만 은행이 인출할 수 있다 |
| 달러인덱스 | 유로·엔·파운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 지수 |
| 상업적 합리성 |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양해각서상의 투자 조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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