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Econix Research
16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2원 내린 1,331.4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가장 낮고, 야간거래에서는 1,328.9원까지 내려가 연저점을 새로 썼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준 10월 1∼16일 평균 환율은 1,342.6원으로 2024년 9월(1,332.8원) 이후 가장 낮다. 같은 기간 원·엔 환율 평균은 849.0원으로 2007년 12월(829.2원) 이후 최저였다
외국인은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5조3,565억원, 삼성전자 3조5,070억원을 포함해 11조2,395억원어치를 팔았고 코스피는 주간 14.5% 내렸다. 주식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주에 원화는 오히려 강해졌다
한국은행 집계로 8월 경상수지 흑자는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였고 1∼8월 누적 흑자는 2,792억달러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물량이 외국인 주식 매도와 달러 강세를 함께 상쇄했다
원·달러 환율이 16일 1,331.4원에 마감하면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달 1∼16일 평균도 1,342.6원으로 2024년 9월 이후 최저인데,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대거 팔았고 달러인덱스는 최근 한 달 사이 99선에서 102선으로 올랐다. 보통이라면 환율을 끌어올렸을 두 요인이 겹쳤는데도 원화가 강해진 것은 반도체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가 그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은 수입 원가와 물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배럴당 110달러에 가까운 유가 상승 폭이 환율 하락 폭보다 훨씬 커서 9월 수입물가는 오히려 올랐다. 수출기업에는 달러 매출을 원화로 바꾼 금액이 줄어드는 부담이 생기고, 원·엔 환율이 19년 만에 최저로 내려가면서 일본과 겹치는 시장에서는 가격 조건이 불리해졌다.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원화 강세와 고유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열린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인덱스는 최근 한 달 사이 99선에서 102선까지 올랐다. 달러가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 강해지는 동안 원화만 거꾸로 움직였는데, 시장에서는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번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물량이 달러 강세 압력을 누른 결과로 본다.
달러 공급은 반도체 수출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에서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달러 흑자로 6월(497억3,000만달러)에 이어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였고, 상품수지 흑자 468억1,000만달러는 반도체 수출이 206.1% 늘어난 데서 나왔다. 1∼8월 누적 흑자는 2,792억달러로, 한은은 연간 전망치 4,5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3.00%로 만든 것도 원화 가치를 받친 요인으로 꼽힌다.
16일 하루 낙폭이 13.2원으로 컸던 데는 미국 쪽 요인도 있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방콕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대담에서 올해 남은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금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9월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1.3% 오른 직후라 시장은 추가 인상 신호를 경계하고 있었는데, 발언 뒤 달러인덱스는 0.22% 내린 101.82를 기록했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시장은 10월 동결 가능성을 72.3%, 12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65.7%로 반영하고 있어 달러 강세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판 대금을 달러로 바꿔 나가기 때문에 대개 환율이 오른다. 이번 달은 그 공식이 맞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집계로 외국인은 12∼16일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2,395억원을 순매도했고, 그중 SK하이닉스가 5조3,565억원, 삼성전자가 3조5,070억원이었다. 같은 주 코스피는 14.5% 내렸는데 환율은 1,33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외국인 매도의 원인을 환율보다 AI 설비투자에 대한 의구심과 반도체 이익 정점 논란에서 찾는 시각이 많다. 같은 반도체가 한쪽에서는 수출 달러를 들여오고 다른 쪽에서는 주식 매도로 달러를 빼가는 구도인데, 지금까지는 들어오는 쪽이 더 컸다. 다만 AI 투자 수익성 우려로 16일 나스닥이 2% 넘게 내린 만큼, 외국인 매도가 더 길어지면 원화 강세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수출기업 실적에서는 원화 강세가 이미 숫자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은 영업이익이 전망을 웃돌았지만 매출이 전망보다 5조원 넘게 적었는데, 달러로 번 반도체 매출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됐다. 환율이 1,330원대에 머물면 4분기에도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이 그만큼 깎인 채 집계된다.
원화 강세는 수입 원가를 낮춘다. 9월 평균 환율은 1,359.0원으로 8월보다 3.4% 내렸고,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가 4.9% 오르는 동안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1.7% 오르는 데 그쳤다. 환율이 수입물가 상승 폭을 3%포인트가량 줄인 셈이지만, 같은 달 두바이유가 한 달 새 28% 오르면서 수입물가는 넉 달 만에 다시 올랐다. 10월 1∼16일 평균 환율 1,342.6원은 9월 평균보다 1.2%가량 낮은 수준이어서 추가 하락분이 크지 않은 반면, 브렌트유 12월물은 16일 배럴당 109.86달러로 5월 19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원화 강세를 반기고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3일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계기 대담에서 물가상승률이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고, 원화는 긴축 전환 이후 상당 폭 절상됐지만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원화 강세가 가계 구매력을 높여 수출에 쏠린 경기의 무게중심을 내수 쪽으로 옮긴다는 논리이고, 물가와 환율, 금융안정이 모두 긴축 방향을 가리킨다는 진단도 내놨다.
22일 금통위에서 원화 강세는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이유를 줄이는 쪽으로, 고유가는 인상 여지를 남기는 쪽으로 작용한다. 환율이 1,330원대에서 더 내려가면 한은이 금리 인상 없이도 수입물가를 누를 수 있는 폭이 커지지만, 유가가 지금 수준에서 더 오르면 환율 하락분만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
원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강해졌다. 10월 1∼16일 원·엔 환율 평균은 849.0원으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고, 12일에는 장중 839.91원까지 내려가 2008년 1월 2일(833.4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이나 일본 주식 투자에는 유리한 조건이지만, 자동차·기계·철강처럼 일본 기업과 해외 시장에서 맞붙는 업종에서는 부담이 커진다. 엔화가 원화보다 약한 만큼 일본 경쟁사는 달러 가격을 낮출 여력이 생기는 반면, 한국 기업은 같은 달러 가격에 팔아도 원화로 받는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가계는 떨어진 달러와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 15일 기준 5대 은행 엔화예금 잔액은 1조1,462억7,000만엔으로 2024년 10월 이후 가장 많았고, 개인 엔화예금은 지난달 말보다 116억엔(4.6%) 늘어난 2,656억2,000만엔이었다. 은행 개인 달러예금도 4년 10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 경향신문은 금융권에서 연내 1,200원대 전망과 1,400원대 재반등 관측이 함께 나온다고 전했는데, 개인 외화예금이 늘어난 것은 지금 환율을 저점에 가깝다고 보는 가계가 적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신현송 총재가 원화 추가 강세를 바람직하다고 한 만큼,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정책방향 문구와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원화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투데이는 다음 주 환율 범위를 1,320∼1,360원으로 내다봤다. 야간거래에서 이미 1,328.9원을 찍은 만큼 주간 종가 기준으로 1,320원대에 들어서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지금까지는 수출 달러가 주식 매도 자금을 웃돌았다. 나스닥 반도체주 약세가 이어져 외국인 매도가 길어지면 원화 강세가 멈출 수 있다
유가가 더 오르면 원화 강세가 수입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다시 묻히고, 무역수지 흑자 폭도 줄어 달러 공급이 둔화될 수 있다
| 환율 | 수치 |
|---|---|
| 원·달러 10월 16일 주간 종가 | 1,331.4원 (-13.2원, 2024년 10월 2일 1,319.3원 이후 최저) |
| 원·달러 10월 16일 야간 저점 | 1,328.9원 (오후 7시 20분께, 연저점) |
| 원·달러 10월 1∼16일 평균 | 1,342.6원 (2024년 9월 1,332.8원 이후 최저) |
| 원·달러 9월 평균 | 1,359.0원 (전월 대비 -3.4%) |
| 원·엔 10월 1∼16일 평균 | 849.0원 (2007년 12월 829.2원 이후 최저) |
| 원·엔 10월 12일 장중 저점 | 839.91원 (2008년 1월 2일 833.4원 이후 최저) |
| 달러인덱스 | 최근 한 달 99선 → 102선 · 10월 15일 101.82 (-0.22%) |
| 수급·국제수지 | 수치 |
|---|---|
| 외국인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10월 12∼16일) | 11조2,395억원 (SK하이닉스 5조3,565억원 · 삼성전자 3조5,070억원) |
| 같은 기간 개인 · 기관 순매수 | 4조3,124억원 · 3조4,183억원 |
| 코스피 주간 등락률 (10월 12∼16일) | -14.5% |
| 8월 경상수지 · 상품수지 | 461억1,000만달러 · 468억1,000만달러 |
| 1∼8월 누적 경상수지 · 연간 전망 | 2,792억달러 · 4,500억달러 (한국은행) |
| 물가·금리 | 수치 |
|---|---|
| 9월 수입물가 (원화 기준 · 계약통화 기준) | 전월 대비 +1.7% · +4.9% |
| 브렌트유 12월물 (10월 16일) | 배럴당 109.86달러 (5월 19일 이후 최고 종가) |
| 한국 기준금리 | 3.00% (7월·8월 연속 인상) · 10월 22일 금통위 |
| CME 페드워치 (10월 15일) | 10월 FOMC 동결 72.3% · 12월 0.25%포인트 인상 65.7% |
| 미국 9월 생산자물가 | 전월 대비 +1.3% (2022년 3월 이후 최대) |
| 용어 | 뜻 |
|---|---|
| 달러인덱스 | 유로·엔·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로 나타낸 것. 오르면 달러가 강해졌다는 뜻이다 |
| 원·엔 재정환율 | 원·엔을 직접 거래하는 시장이 없어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을 이용해 계산한 환율. 100엔당 원화로 표시한다 |
|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 | 환율 변동을 빼고 실제 계약한 통화(주로 달러)로 잰 수입물가. 원화 기준과의 차이가 환율 효과다 |
| 야간거래 | 서울 외환시장의 오후 3시 30분 이후 거래 시간. 주간 종가는 오후 3시 30분 기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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