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3일
Econix Research
재정경제부는 11일 낸 9월 최근 경제동향에서 수출이 큰 폭 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며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7월 '공고해지고 있다', 8월 '강화되고 있다'에서 표현이 한 단계 더 올라갔다
정부가 회복의 근거로 든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7%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209%, 컴퓨터가 419%, 화장품이 52%, 이차전지가 24% 늘어 증가분이 특정 품목에 몰렸다
8월 취업자는 2,915만1,000명으로 18만4,000명 늘어 3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같은 달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42만8,000명으로 14만3,000명 줄어 46개월 연속 감소했다
65세 이상 취업자는 26만3,000명 늘어 전체 증가폭 18만4,000명을 7만9,000명 웃돌았다. 제조업은 3만8,000명 줄어 26개월, 건설업은 3만2,000명 줄어 28개월 연속 감소했다
재정경제부가 11일 낸 2026년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은 우리 경제를 두고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적었다. 정부 공식 진단에 '견조한 경기회복'이 들어간 것은 2년 만이다.
이 판단의 근거는 수출이다. 그런데 이틀 앞서 나온 8월 고용동향에서는 청년 취업자가 46개월 연속 줄었고 전체 취업자 증가분보다 65세 이상 증가분이 더 컸는데, 수출을 끌어올린 품목과 사람을 많이 쓰는 업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판단 문구는 석 달에 걸쳐 단계적으로 올라갔다. 7월호가 회복 흐름이 '공고해지고 있다'고 했고 8월호가 '강화되고 있다'로 바꿨으며, 이번 9월호에 '견조한'이 붙었다. 정부는 빠르고 강한 성장 흐름 속에 우리 경제가 한 단계 올라서며 어느 정도 안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여건에 대한 표현은 반대로 갔다. 그린북은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중동전쟁과 미국 관세부과 조치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다고 적었는데, '불확실성 상존'이라고 했던 8월호보다 경계 수위를 올린 것이다. 국내 부담 요인으로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취약계층·부문의 어려운 고용 여건을 민생부담으로 함께 들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월 소비자물가가 3.1%로 올라선 상황이 여기에 들어 있다. 정부는 중동전쟁 이후 전략 마련과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대응을 담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복 판단을 받치는 숫자는 수출 쪽에 몰려 있다. 8월 수출은 98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7% 늘었고,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209%, 컴퓨터가 419%, 화장품이 52%, 이차전지가 24% 증가했다.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산업생산은 보합이었지만 설비투자가 전월 대비 7.5% 늘어 투자 쪽도 함께 좋아졌다.
수출 증가분이 반도체 한 품목에 쏠리는 구조는 8월 수출에서 이미 확인된 대목이다. 반도체와 컴퓨터는 설비와 공정에 자본이 집중되는 장치산업이어서 생산액이 늘어도 고용이 같은 비율로 늘지 않는다. 수출액 증가율과 취업자 증가율이 벌어진 것도, 그린북이 회복을 말하면서 고용 여건을 부담 요인에 따로 적은 것도 같은 사정에서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낸 8월 고용동향에서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었다. 3월 20만6,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고 전체 고용률은 8월 기준 역대 최고였다. 증가폭이 4월 7만4,000명으로 좁아졌다가 5월에는 4만명 감소로 돌아섰는데, 6월 6만3,000명과 7월 10만8,000명을 거쳐 석 달 연속 커졌다.
같은 달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42만8,000명으로 14만3,000명 줄어 46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낮아져 2024년 5월부터 28개월째 내려가고 있고, 청년 실업률은 5.4%로 0.5%포인트 올라 8월 기준으로 2022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1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청년 고용이 떨어지는 데에는 인공지능(AI)에 따른 변화와 경력직을 우선 채용하는 기업 환경이 함께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취업자가 26만3,000명 늘어 전체 증가폭 18만4,000명을 7만9,000명 웃돌았다. 고령층에서 늘어난 몫을 빼면 나머지 연령대는 합쳐서 줄었다는 뜻이다.
업종별로 보면 늘어난 곳과 줄어든 곳이 뚜렷하게 갈린다. 늘어난 쪽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18만6,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7만3,000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4만5,000명으로 재정과 돌봄 수요가 받치는 업종에 몰렸다. 줄어든 쪽은 숙박·음식점업 6만1,000명으로 13개월 만에 가장 크게 빠졌고, 제조업이 3만8,000명 줄어 26개월, 건설업이 3만2,000명 줄어 28개월 연속 감소를 이어갔다. 건설업은 전월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청년이 처음 들어가는 일자리가 주로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 건설 관련 업종에 걸쳐 있어서, 이 세 업종이 동시에 줄어드는 동안에는 채용 시장 한 곳을 손봐서 46개월 연속이라는 숫자가 끊기기 어렵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대응을 담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린북이 고용 여건을 부담 요인으로 적은 만큼, 이 전략에서 청년 고용에 배정되는 수단과 예산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가 다음에 확인할 대목이다
8월까지 46개월 연속이고 고용률은 28개월째 내려가고 있다. 9월 고용동향은 다음 달 중순에 나오는데, 감소폭이 14만3,000명에서 줄어드는지가 AI와 경력직 채용이라는 설명이 구조적 요인인지 경기 요인인지를 가른다
건설업은 8월에 감소폭이 전월보다 줄었다. 두 업종은 청년이 처음 들어가는 일자리가 많은 곳이어서, 감소가 멈추는 시점이 전체 청년 고용의 전환점과 겹칠 가능성이 있다
그린북은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민생부담으로 들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대에 머물고 유류세 인하가 이달 말 끝나면 10월 소비자물가에 두 요인이 함께 들어오는데, 내수 개선세라는 판단이 유지될 수 있는지가 여기에 걸려 있다
8월 수출은 68.7% 늘었고 취업자는 0.6%가량 늘었다. 반도체·컴퓨터가 증가분을 채우는 구조가 이어지는 한 이 간격은 좁혀지지 않으며, 미국 관세 조치로 수출이 흔들릴 때는 고용이 덜 오른 만큼 완충 여력도 작다
| 용어 | 뜻 |
|---|---|
| 그린북 | 재정경제부가 매달 내는 '최근 경제동향'의 통칭. 표지 색에서 이름이 왔고, 정부의 공식 경기 판단이 첫 문장에 담겨 표현 변화 자체가 신호로 읽힌다 |
| 국가데이터처 | 고용동향·소비자물가 등 국가통계를 작성하는 기관. 통계청이 개편된 조직이다 |
| 고용동향 | 매달 15일이 든 주에 조사해 다음 달 중순에 발표하는 취업자·실업자 통계. 조사 주간에 1시간이라도 수입을 목적으로 일했으면 취업자로 잡는다 |
| 청년층 | 고용 통계에서 15∼29세를 가리킨다. 학업과 병역이 겹쳐 고용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낮게 나온다 |
| 고용률 |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실업자에서 빠지는 실업률과 달리 인구 전체를 분모로 삼는다 |
| 장치산업 | 반도체·석유화학처럼 대규모 설비에 자본이 집중되는 산업. 생산과 매출이 늘어도 필요한 인력이 비례해 늘지는 않는다 |
| 산업활동동향 | 생산·소비·투자를 함께 보는 월간 통계.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구입액으로 집계한다 |
| 잠재성장률 |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낼 수 있는 성장률. 노동과 자본, 생산성으로 결정돼 인구 구조가 바뀌면 함께 내려간다 |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