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2일
Econix Research
한국은행이 22일 금융안정회의에서 공개한 '2026년 9월 금융안정 상황'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말 85.1%에서 2분기 말 81.3% 수준으로 3.8%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연말에 70%대 중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같은 기간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5조9,000억원(1.3%) 늘어 처음 2,000조원을 넘었다.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 늘어 증가 폭이 양쪽 모두 커졌다. 잔액이 늘어나는 동안 비율이 낮아진 것은 2분기 명목 GDP가 1년 전보다 26.4%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신용·자산가격·금융기관 복원력 등 64개 지표를 묶은 금융취약성지수는 2분기 46.5로 전분기 45.7보다 0.8포인트 올랐다. 2024년 1분기 37.6을 저점으로 아홉 분기 내리 오르면서 2008년 1분기 이후 장기평균인 46.5에 닿았다. 금융불안지수는 8월 19.5로 주의 단계인 8∼22 구간에 있다
가계 취약차주 비중은 6.7%에서 6.8%로 높아졌고 연체율은 10.39%였다.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9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6,000억원 늘었는데, 연체율은 은행권 0.56%, 비은행권 3.86%였고 취약 자영업자는 12.71%였다
한국은행이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를 거쳐 '2026년 9월 금융안정 상황'을 공개했다. 국내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인 복원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취약부문의 채무상환 능력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같은 보고서 안에 방향이 반대인 숫자 두 개가 들어 있다.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말 85.1%에서 2분기 말 81.3%로 내려간 것으로 추정됐고, 중장기 금융불균형을 재는 금융취약성지수는 45.7에서 46.5로 올랐다.
비율이 내려간 것은 빚이 줄어서가 아니라 분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5조9,000억원 늘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었다. 가계대출이 1,891조3,000억원으로 24조9,000억원, 판매신용이 128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어난 결과다.
같은 분기 명목 GDP는 1년 전보다 26.4% 늘어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것과 견주면 차이의 대부분은 가격에서 나왔다. 9월 1∼20일 수출 714억달러 가운데 반도체가 341억2,000만달러를 차지할 만큼 메모리 단가가 올라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빠르게 오른 국면이어서, 교역조건 개선분이 명목 국민소득에 그대로 얹혔다.
소득 쪽 지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분기 134.1%에서 2분기 127.8%로 6.3%포인트 낮아졌는데, 분자인 가계신용이 늘어나는 동안 분모인 처분가능소득이 더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은도 이 하락을 상환 능력 개선으로 읽지 말라고 못박았다. 명목 GDP 확대에 따른 착시 효과가 크기 때문에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반도체 단가가 만든 분모는 단가가 꺾이면 같은 속도로 줄어드는 반면, 2,019조원이라는 잔액은 상환이나 상각으로만 줄어든다.
금융취약성지수는 신용, 자산가격, 금융기관 복원력 등 세 평가요소의 64개 지표를 종합한 값이다. 2분기 46.5로 2024년 1분기 37.6 이후 아홉 분기 연속 올랐고, 한은이 2008년 1분기부터 쌓아온 장기평균 46.5와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과거 국면과 견주면 절대 수준 자체는 낮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분기 79.6, 코로나19 국면인 2021년 3분기 65.3에는 한참 못 미친다. 다만 지수를 밀어 올린 항목이 가계신용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이어서, 상승을 멈추려면 그 두 가지가 먼저 멈춰야 한다.
단기 시장 상황을 보는 금융불안지수는 7월 19.3에서 8월 19.5로 올라 주의 단계인 8 이상 22 미만 구간에 머물렀다. 위기 단계 기준인 22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두 지수 모두 아래로 방향을 틀지 않은 상태다.
총량 지표가 완만해 보이는 동안 연체 쪽 수치는 그대로 남았다. 가계 취약차주 비중은 6.7%에서 6.8%로 0.1%포인트 높아졌고 2분기 연체율은 10.39%였다. 2024년 1분기 11.42% 이후 열 분기째 두 자릿수다.
자영업 쪽은 규모가 더 크다.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6,000억원 늘었다. 연체율은 은행권이 0.56%인 데 비해 비은행권은 3.86%였고, 취약 자영업자는 12.71%까지 올라갔다. 은행에서 밀려난 차주가 비은행으로 옮겨가면 같은 대출이라도 금리와 연체율이 함께 뛴다. 전체 비은행 연체율이 2.26%에서 2.22%로 내려간 것과도 방향이 어긋난다.
소득이 낮을수록 이자 부담의 비중은 커진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저소득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이자수지 비율은 2024년 3월 -5.3%에서 2025년 3월 -6.3%로 나빠졌고, 소득 1분위는 -14.0%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기업 쪽 수치도 총량과 따로 움직인다. 지난해 말 기준 비금융 외부감사대상기업 2만9,468곳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한계기업은 5,632곳으로 19.1%였다. 1년 전보다 2.0%포인트 늘었고, 지난해 한계기업의 66.6%는 그 전해에도 한계기업이었다.
중소기업 비중이 2024년 18.0%에서 지난해 20.0%로, 대기업이 13.7%에서 15.5%로 함께 올랐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의 한계기업 여신 비중이 14.0%에서 36.1%로 뛰었는데, 2021∼2022년 호황이 지나간 뒤 부진이 이어지면서 여신 규모가 큰 대기업이 한계기업으로 넘어간 영향이다.
명목 GDP를 26.4% 끌어올린 것은 반도체 단가지만 그 분모를 함께 쓰는 통계에는 3년째 이자를 못 갚는 기업 5,632곳도 들어 있어서, 총량 비율 하나로는 부문별 상태를 가늠하기 어렵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가계에서 3조3,000억원, 기업에서 3조7,000억원 늘어 합계 7조원가량이 된다고 추산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리고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여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와의 차이는 100bp다.
파급이 나타나는 시점도 함께 추정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뒤 약 5개월, 은행 연체율은 약 15개월 뒤에 가장 크게 반응하고,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는 약 9개월 뒤부터 본격화한다. 금융불균형 쪽에서는 인상 충격 이후 여덟 분기가 지나면 신용 관련 지수가 1.3, 자산가격 관련 지수가 4.5 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자 부담은 몇 달 안에 잡히는 반면 자산가격이 반응하기까지는 2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차주의 대응 여력은 과거 인상기보다는 낫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2021년 7월 말 68.4%에서 올해 6월 말 56.1%로 낮아졌고, 취약차주 비중도 정책 지원에 힘입어 6∼7% 안팎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인상분이 대출금리로 옮겨가는 속도는 느려졌지만, 옮겨간 뒤에 먼저 밀리는 쪽은 연체율이 이미 두 자릿수인 취약차주와 취약 자영업자다.
금리를 올려 주택 수요를 누르는 경로에는 보유자의 계산이 끼어든다. 한은은 다주택 가구가 2027년 중 주택을 팔아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혜택을 받고 매도대금을 국고채 5년물 금리로 굴리는 경우와, 계속 보유하며 높아진 보유세를 부담하되 임대소득과 자본이득을 얻는 경우를 비교했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상승률 기대가 서울 아파트 상승률인 8.2% 수준이면 매도 유인이 생기는 다주택 가구는 8.9%에 그치고 나머지 91.1%는 보유가 유리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대가 지난해 이후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인 3.5%로 내려가면 매도 유인이 생기는 비중은 19.8%로 올라간다.
서울 아파트값이 84주 연속 오르는 동안 강남3구가 내리고 강북 외곽이 강세를 보인 것도 같은 기대와 맞물려 있다. 한은은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에서 중저가 주택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상승 기대도 여전히 높다며,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들었다.
증시 쪽 여건은 이 판단과 반대로 움직였다. 22일 코스피는 153.89포인트(2.20%) 오른 7,161.61로 개장했는데, 간밤 미국에서 인공지능·반도체 종목이 급등한 것이 배경이었다. 자산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 금융취약성지수의 자산가격 항목은 같이 올라간다.
한은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연말 70%대 중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비율이 아니라 2,019조8,000억원이라는 잔액과 분기 증가액 25조9,000억원이 어디로 가는지를 함께 봐야 하락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다
지수는 2024년 1분기 37.6에서 아홉 분기 올라 장기평균 46.5에 닿았다. 3분기 값이 한 번 더 오르면 장기평균 위로 올라서고, 그 경우 상승을 이끈 항목이 가계신용인지 자산가격인지가 정책 대응의 기준이 된다
자영업자 대출 1,098조5,000억원 가운데 비은행권 연체율은 3.86%, 취약 자영업자는 12.71%다. 전체 비은행 연체율이 내려가는 동안에도 이 값이 함께 내려오는지가 취약부문의 실제 상태를 보여준다
0.25%포인트 인상은 연간 이자 7조원에 해당하고,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의 연체는 약 9개월 뒤부터 본격화한다. 올해 인상분의 연체 반응은 내년 상반기에 잡히므로 인상 시점마다 그 시차를 함께 세어야 한다
기대 상승률이 8.2%면 다주택 가구의 8.9%만, 3.5%면 19.8%가 매도 유인을 갖는다. 세제나 금리보다 기대치의 변화가 매물 출회 규모를 크게 가르므로,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이 어느 구간에 머무는지가 가계대출 경로와 직결된다
| 용어 | 뜻 |
|---|---|
| 금융안정 상황 | 한국은행이 연 네 차례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 보고하는 점검 자료. 3월과 9월에는 국회 제출용 금융안정보고서로도 쓰인다 |
| 금융취약성지수 | 신용, 자산가격, 금융기관 복원력 등 세 평가요소의 64개 지표를 종합해 중장기 금융불균형 정도를 나타낸 지수. 0에 가까울수록 낮다 |
| 금융불안지수 | 단기 금융시장의 불안 정도를 재는 지수. 8 이상 22 미만이면 주의 단계, 22 이상이면 위기 단계로 본다 |
| 가계신용 | 가계대출에 카드 외상거래인 판매신용을 더한 통계.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부채 총량 지표다 |
| 취약차주 | 대출을 세 곳 이상에서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 하위 30%이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 |
|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을 총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1을 밑돌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
| 한계기업 |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기업. 채무상환 능력이 취약한 상태가 3년 이어졌다는 의미다 |
| 외부감사대상기업 | 자산 규모 등이 기준을 넘어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기업 재무 통계의 모집단으로 쓰인다 |
| 이자수지 비율 | 이자수입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이 처분가능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음수면 이자로 나가는 돈이 더 많다 |
|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붙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일정 기간만 면제하거나 낮춰주는 조치 |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