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6일
Econix Research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는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1,025조2,000억원에서 내년 1,117조1,000억원으로 늘고 2030년에는 1,312조3,000억원이 된다. 전체 국가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72.6%에서 내년 73.5%, 2030년 75.7%로 높아진다
국가채무 이자비용은 올해 36조5,000억원에서 내년 42조8,000억원으로 6조3,000억원 늘어 처음 40조원을 넘는다. 2028년 45조4,000억원, 2029년 48조9,000억원을 거쳐 2030년에는 53조3,000억원까지 불어난다
예산안이 앞세운 지표는 개선된 값으로 나온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1.6%에서 48.3%로 3.3%포인트 낮아지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7조8,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줄어 국내총생산 대비 0.1%가 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216조6,919억원이 그 근거다
국가채무에 잡히지 않는 부채도 함께 늘어난다. 국가보증채무는 올해 27조7,000억원에서 2030년 157조3,000억원으로, 37개 주요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720조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두 항목을 합치면 1,155조원 규모다
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에는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이 함께 딸려 있고, 그 부속서류의 수치가 6일 보도로 나왔다. 예산안 발표에서 앞세운 지표는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 48.3%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0.1%였는데, 부속서류에는 국가채무가 한 해 106조원 늘고 그중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가 1,117조1,000억원이 된다는 수치가 담겼다.
채무가 늘어나는데도 비율이 내려가는 구도에는 내년 국세수입이 194조원 늘어난다는 전망이 깔려 있다.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3,626억원으로 잡혔다. 올해 본예산 390조2,454억원과 비교하면 194조1,000억원, 49.8% 늘어난 규모이고 추가경정예산 415조원 기준으로는 168조9,000억원, 40.7% 증가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법인세 한 항목에서 나온다. 내년 법인세는 216조6,919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86조5,474억원의 2.5배가 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의 세전 이익이 급증한다는 전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근로소득세도 102조4,446억원으로 39.9% 늘어나는데 임금 상승과 함께 반도체 기업의 특별성과급 확대가 근거로 들어갔고, 민간소비와 수입을 반영하는 부가가치세는 91조4,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
8월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인데, 세입 구조에서도 같은 편중이 나타난 셈이다. 소비가 아니라 한 업종의 이익과 그 업종이 지급하는 임금이 세수를 끌어올리는 구조여서, 반도체 이익이 꺾이면 세입 쪽이 먼저 흔들린다.
내년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이다.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 12.8%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2009년의 10.6%를 웃도는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수입과 지출의 차이인 59조9,000억원은 통합재정수지 흑자인데,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를 빼면 관리재정수지는 3조1,000억원 적자가 된다. 올해 107조8,000억원 적자에서 국내총생산 대비 3.9%였던 것이 0.1%로 내려간다.
그런데 국가채무는 올해 1,413조8,000억원에서 내년 1,519조8,000억원으로 106조원 늘어 처음 1,500조원을 넘는다. 수지가 균형에 가까워지는데 빚이 늘어나는 것은 늘어난 세수를 빚을 갚는 데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가 세수 162조3,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따로 적립하고,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4대 분야에 투입하며 12조5,000억원을 신규 국채 발행 축소에 쓴다.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기금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국채 발행 계획도 같은 전제 위에 짜였다. 내년 국고채 총발행량은 222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9,000억원(1.3%), 순증은 96조3,000억원으로 13조1,000억원(12.0%) 줄어드는 데 그치고, 국세수입이 194조원 늘어나는 해에도 적자국채는 100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적자성 채무는 대응하는 자산이 없어 결국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채무인데, 올해 추경 기준 1,025조2,000억원에서 내년 1,117조1,000억원으로 늘고 2028년 1,192조4,000억원, 2029년 1,245조8,000억원을 거쳐 2030년 1,312조3,000억원이 된다. 4년 만에 287조1,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이고, 전체 국가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6%에서 75.7%까지 높아진다.
이자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국가채무 이자비용은 올해 36조5,000억원에서 내년 42조8,000억원으로 6조3,000억원 늘어 처음 40조원을 넘고, 2030년에는 53조3,000억원이 된다. 예산서에 잡히는 국고채 이자만 따로 보면 35조원으로 올해 29조2,000억원보다 5조8,000억원 늘었는데, 내년 총지출의 4.2%에 해당하고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 배정한 21조3,000억원보다 13조원 이상 많다.
국가채무 바깥의 부채도 함께 늘어난다. 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국가보증채무는 올해 27조7,000억원에서 2030년 157조3,000억원으로, 37개 주요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720조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두 항목을 합치면 1,155조원인데, 채무비율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기관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재정으로 넘어온다.
채권시장이 받는 물량은 순증 기준으로 13조1,000억원 줄어들 뿐이고, 총발행 222조8,000억원과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지출이 함께 놓인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펀더멘털은 약한데 순증은 강하고 총입찰 부담은 중립인 조합이라며, 장기물 비중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금리의 상방 위험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물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가면 내년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확장재정과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물 금리에 기간 프리미엄으로 얹힐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2bp 오른 연 3.93%로 마감했고 4일에는 3.884%였는데, 중동 긴장과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가 다시 붙은 데다 미국 10년물이 4.7%대까지 올라온 영향이 겹쳤다. 9월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은 16조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줄었고 감액은 시장 부담이 컸던 2~3년물과 30년물에 집중됐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려 두 달 연속 인상을 이어갔는데, 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과 지출을 12.8% 늘리는 재정이 같은 해에 맞물린다. 물가 쪽에서는 8월 근원물가가 3.4%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온 상태여서 재정이 수요를 밀어 올리는 만큼 금리 인하 시점은 뒤로 밀리고, 그만큼 내년에 새로 발행하는 국채도 높은 금리로 쌓인다.
미래대응기금은 규모만큼이나 운용 방식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기금의 관리·운용과 운용계획 수립, 결산을 미래대응기금운용심의회가 맡고 심의회 위원장은 기금을 주관하는 기획처 장관이 맡는 구조여서, 심의와 결산이 같은 부처 안에서 이뤄진다. 예산안에는 추가경정예산 없이 기금 변경으로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명시돼 있는데, 국회의 예산 통제를 벗어난다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세수 전망 자체에 대한 비판도 함께 나왔다. 학계에서는 세수는 변동성이 큰 반면 한번 늘린 예산은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일회성 세수를 항구적인 지출에 연결하는 위험을 지적했고, 초과세수는 적자국채 상환에 먼저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재원 조달의 다른 축인 108조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도 저성과 사업 2,100개 폐지를 포함하지만, 의무지출 조정 69조원의 상당 부분은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의 증가분 산식을 바꾸는 방식이어서 기존 지출을 실제로 줄인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예산안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국회가 의결해야 하고, 미래대응기금의 규모와 운용 구조도 그 심사에서 함께 다뤄진다.
기금 신설과 그 운용 구조가 국회 심사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가 내년 재정의 실제 모습을 가른다. 기금이 존치되면 초과세수 104조4,000억원이 여유자금으로 남고 적자국채 100조1,000억원이 그대로 발행되는데, 심사 과정에서 상환 쪽으로 방향이 바뀌면 채권시장이 받는 물량도 달라진다
법인세 216조6,919억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의 세전 이익 급증을 전제로 계산된 값이다. 3분기 실적과 월별 반도체 수출이 그 전제에 못 미치면 세입이 먼저 어긋나고, 그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0.1%와 채무비율 48.3%도 함께 흔들린다
총발행 222조8,000억원 가운데 장기물이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가 내년 금리의 방향을 좌우한다. 장기물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가는지는 정부가 연간 국고채 발행계획을 확정해야 확인되고, 그 전까지는 확장재정과 공급 부담이 기간 프리미엄으로 남는다
이자비용은 경기가 나빠져도 줄지 않는 지출이다. 내년 42조8,000억원에서 2030년 53조3,000억원까지 예정된 증가는 이미 발행된 채무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반도체 세수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남는다. 적자성 채무 비중이 75.7%까지 오르는 구간에서는 이 부담이 다른 지출을 밀어낸다
| 용어 | 뜻 |
|---|---|
| 국가재정운용계획 | 정부가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내는 5년치 재정 계획. 법정 문서이며 부속서류에 채무 성격별 전망이 들어간다 |
| 관리재정수지 |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지를 뺀 값. 재정 건전성 판단에 주로 쓰인다 |
| 통합재정수지 |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값. 사회보장성기금 흑자가 포함돼 실제보다 좋게 보인다 |
| 적자성 채무 | 대응하는 자산이 없어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채무. 국민 부담으로 직결된다 |
| 금융성 채무 | 외화자산이나 융자금처럼 대응 자산이 있어 자체 상환이 가능한 채무 |
| 국가보증채무 | 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채무. 국가채무에는 잡히지 않지만 보증한 기관이 갚지 못하면 재정이 떠안는다 |
| 적자국채 | 세입이 지출에 못 미치는 부분을 메우려고 발행하는 국채 |
| 국고채 순증 | 총발행량에서 만기 상환분을 뺀 값. 시장이 실제로 새로 떠안는 물량이다 |
| 미래대응기금 | 2027년 예산안에서 신설하는 기금. 추가 세수 162조3,000억원을 적립해 4대 분야 투자와 국채 발행 축소, 여유자금 운용에 쓴다 |
| 지출구조조정 | 기존 사업을 줄이거나 없애 재원을 확보하는 작업. 의무지출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산식 변경 방식이 쓰인다 |
| 의무지출 | 법령에 지급 근거와 규모가 정해져 있어 정부가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지출.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이 대표적이다 |
| 기간 프리미엄 | 만기가 긴 채권을 들고 있는 대가로 요구되는 추가 금리. 공급 부담과 불확실성이 커지면 올라간다 |
| bp (베이시스포인트) | 금리 단위로 0.01%포인트다. 5.2bp는 0.052%포인트를 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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