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7일
Econix Research
금융감독원 '2026년 8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국내 상장주식을 3,440억원 순매수해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같은 달 상장채권에서는 3조9,350억원을 순매도하고 8,010억원을 만기상환으로 받아 모두 4조7,360억원을 거둬들였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대상인 2∼30년물 국고채에 대한 외국인 월별 순매수는 5월 13조4,000억원, 6월 12조6,000억원에서 7월 1조7,000억원, 8월 8,000억원으로 줄었다. 지수를 따라 들어오는 자금의 유입 속도가 넉 달 만에 크게 떨어진 것이다
FTSE러셀은 4월부터 한국 국채를 8개월에 걸쳐 매달 같은 비중으로 WGBI에 담고 있고, 이 작업은 11월에 끝난다. 최종 편입 비중은 2.08%다. 12월부터는 지수를 따라 기계적으로 들어오는 수요가 사라지고 금리와 환율 같은 시장 여건이 외국인 매수를 정하게 된다
2027년 예산안의 국고채 발행 계획은 222조8,000억원으로 올해 225조7,000억원보다 2조9,000억원 적다. 총발행이 줄어든 데는 상환 물량이 10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있다. 순증 물량은 13조1,000억원 줄어든 96조3,000억원이고 적자국채는 100조1,000억원이다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를 마치고 28일 문을 연다. 연휴 직전인 23일 코스피는 63.01포인트(0.90%) 오른 7,080.92로 마감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bp 내린 4.006%로 마쳤다.
두 시장에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의 방향은 8월부터 갈라져 있었다. 주식은 8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반면 채권에서는 4개월 만에 자금이 빠졌는데, 채권 쪽 이탈은 WGBI 편입이라는 일정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과 겹쳐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로 8월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3,44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1조5,240억원 이후 8개월 만의 매수 우위인데,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880억원을 사들이고 코스닥시장에서 1조5,450억원을 팔아 방향이 갈렸다. 8월 말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액은 2,280조6,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34.8%다.
채권에서는 방향이 반대였는데, 외국인은 상장채권 3조9,350억원을 순매도하고 만기상환으로 8,010억원을 받아 모두 4조7,360억원을 순회수했으며, 이는 4개월 만의 순회수다. 종목별로는 국채에서 3조5,270억원, 특수채에서 1조2,210억원이 빠졌다. 8월 말 보유 잔액은 330조3,000억원으로 한 달 새 5조8,000억원 줄었고 상장채권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4%다.
한국은행은 이 흐름을 국내 경제의 기초 여건 문제로 보지 않는다. 25일 공개된 분석에서 한은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투자가 83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3억8,000만달러에서 크게 줄었다고 밝히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5월부터 마이너스로 역전된 점과 국내 보험사의 채권선도 매입 축소, 대내외 시장금리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차익거래 유인이 단기 요인이라면 WGBI 편입 일정은 기한이 정해진 요인이다. 편입 적격 국채인 2∼30년물에 대한 외국인 월별 순매수는 5월 13조4,000억원, 6월 12조6,000억원까지 유지되다가 7월 1조7,000억원, 8월 8,0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FTSE러셀은 4월부터 한국 국채를 8개월에 걸쳐 매달 같은 비중으로 지수에 담아왔고 이 작업은 11월에 끝난다. 한국의 최종 편입 비중은 2.08%로, 미국·중국·일본 등에 이어 아홉 번째 규모다. 편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정해진 만큼 들어왔지만, 12월부터는 그 몫이 사라진다.
편입이 확정되던 2024년 10월 무렵 시장에서는 500억∼6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이 거론됐고, 4월 편입 개시 직후 2주 동안 외국인 국고채 순매수가 7조7,000억원에 이르면서 그 기대가 한동안 유지됐다. 편입 절차가 끝난 뒤에도 외국인이 원화 국채를 계속 사들일지는 지수와 무관한 조건이 정한다.
지수 편입이 끝난 뒤 외국인의 매수 판단을 정하는 것은 금리 차와 환율이다. 두 변수 모두 지금은 원화 국채를 사는 쪽에 유리하지 않다.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는 1.00%포인트로 벌어졌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5일 5.208%로 200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358.4원이었다.
국내 금리도 이미 기준금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23일 마감 기준 국고채 금리는 2년물 3.974%, 3년물 4.006%, 5년물 4.220%, 10년물 4.392%로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일제히 내렸는데, 그래도 기준금리 3.00%와 3년물의 간격은 100bp 부근이어서, 기준금리보다 수급과 대외 금리가 곡선을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
지수 편입에 따른 수요가 멈추는 것과 무관하게 내년 국고채 발행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다. 2027년 예산안의 국고채 발행 계획 물량은 222조8,000억원으로 올해 225조7,000억원보다 2조9,000억원 줄었고, 상환 물량이 126조6,000억원으로 10조4,000억원 늘면서 순증은 96조3,000억원까지 내려왔다. 적자국채는 100조1,000억원으로 2026년 예산안 편성 당시 거론되던 110조원 안팎보다 적다.
발행 규모를 줄인 것과 별개로 순증 96조3,000억원은 여전히 큰 물량이다. 정부가 내세운 완충 장치는 내년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이다. 2027년 총재원은 162조3,0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청년·성장동력·지방 등에 실제 투입되는 사업 지출은 45조4,000억원이어서, 시장에서는 100조원가량을 여유재원으로 본다. 증권업계는 이 재원에서 나올 국고채 순매수를 25조원 안팎으로 추정하는데 2027년 국고채 총발행의 11.5% 수준이다.
다만 이 자금은 법인세 납부 일정을 따라 움직인다. 법인세가 주로 3월과 8월에 들어오는 만큼 신규 자금의 채권시장 유입은 4월과 9월에 몰리는 구조다. 외국인 수요가 빠지는 12월과 기금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 사이에는 간격이 생긴다.
국고채 금리가 대외 금리와 수급에 더 직접 연동되면 그 부담은 가계로 옮겨간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기준으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56.1%이고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 이자 부담은 7조원 늘어난다.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이다.
차주가 실제로 내는 금리도 이미 올라와 있어서,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6.46%,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6.35%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가 은행채와 예금금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높은 자리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차주가 부담하는 금리도 내려오지 않는다.
기업이 돈을 빌리는 경로도 같은데, 회사채와 은행채 금리는 국고채에 가산금리를 얹어 정해져서, 국고채 곡선이 올라가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일수록 조달 비용이 먼저 오른다.
28일 개장 이후에는 대외 지표가 연달아 나온다. 30일에는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과거 수치의 연례 개정치가 발표되고 같은 날 마이크론의 실적이 나오며, 10월 2일에는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물가와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의 추가 긴축 전망이 다시 붙고 미 국채 금리도 함께 움직인다.
국내 증시에서 먼저 움직일 업종은 반도체인데, 연휴 직전인 23일 삼성전자는 3.25% 오른 28만5,500원, SK하이닉스는 1.20% 오른 186만2,000원에 마감했고, 마이크론 실적은 인공지능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와 이익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자리다. 8월 외국인이 주식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배경도 이 실적 기대와 맞물려 있다.
WGBI 편입은 11월에 끝나고 지수를 따라 들어오던 자금도 그때 멈춘다. 12월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편입 이후 국내 채권시장의 수급을 가늠하는 첫 숫자다
한국은행은 차익거래 유인이 5월부터 마이너스로 역전된 것을 외국인 채권 투자 둔화의 이유로 들었다. 이 값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는지가 지수 수요 없이도 매수가 이어지는지를 정한다
여유재원 100조원가량에서 나올 국고채 순매수는 25조원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법인세 납부 구조상 유입은 4월과 9월에 몰린다. 외국인 수요가 빠지는 12월과 기금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 사이의 간격이 관건이다
8월 외국인은 상장주식을 3,440억원 사고 상장채권에서 4조7,360억원을 거둬들였다. 반도체 실적 기대가 주식으로만 들어오는 동안에는 외국인 자금이 환율을 떠받치는 힘도 제한된다
30일 미국 8월 PCE 물가지수와 마이크론 실적, 10월 2일 미국 9월 고용보고서가 이번 주 대외 변수다. 물가와 고용이 강하게 나오면 미 10년물 금리가 다시 오르고 국고채 곡선도 같은 방향을 받는다
| 용어 | 뜻 |
|---|---|
| WGBI | 세계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 FTSE러셀이 산출하는 선진국 국채 지수로, 여기에 담기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가 해당 국채를 비중만큼 기계적으로 사들인다 |
| 편입 적격 국채 | WGBI 편입 대상이 되는 잔존만기 요건을 갖춘 국채. 한국은 2∼30년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
| 순회수 | 외국인이 채권을 순매도한 금액에 만기상환으로 돌려받은 금액을 더한 값. 매도 없이 만기만 돌아와도 자금은 빠져나간다 |
| 차익거래 유인 | 외국인이 원화를 조달해 국내 채권에 투자할 때 환헤지 비용을 빼고 남는 수익. 이 값이 마이너스면 국내 채권을 살 이유가 줄어든다 |
| 순증 | 국고채 총발행에서 상환을 뺀 금액. 그해 국채 잔액이 실제로 늘어나는 규모다 |
| 적자국채 | 세입으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때 부족분을 메우려고 발행하는 국채 |
| 미래대응기금 | 2027년 신설되는 기금. 세수가 좋을 때 재원을 쌓아 불황기에 쓰는 구조이고, 쌓아둔 여유재원은 국고채 매입에 쓰인다 |
| 코픽스 | 국내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쓰인다 |
| PCE 물가지수 | 미국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물가 지표다 |
목차